“네가, 내 동생을, 죽였어. 차가운 길바닥에서.”
끔찍한 화재 사고가 있던 날, 오필리아는 아이들을 잃고 눈을 떴다.
플라우스 최고의 미녀이자 악녀라 불리는 클라리사의 몸으로.
낯선 몸으로 찾아간 장례식장에서 화재 사고가 방화라는 단서를 쥐게 된 오필리아.
범인을 찾아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해야 했다.
그러나 기억상실이라는 변명에도 남편, 알렉산더는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는다.
클라리사는 알렉산더의 여동생을 죽인 살인자였기에.
“이제…… 이런 나에게 적응하세요. 블레이크 씨.”
“기억을 잃어도 뻔뻔한 건 변하지 않았어.”
“날 미워하지 말란 뜻은 아니에요. 그저, 변한 날 보며 놀라지 않았으면 해서…….”
“본인이 쓰레기였다는 걸 상기시켜 주는 거 같아서?”
남편의 냉담 속에서 조금씩 방화의 단서를 찾아가던 오필리아는,
클라리사의 기억을 되찾아가며 알렉산더에게 끌리는 자신을 발견하는데…….
***
잠결에 잃어버린 아이들의 이름을 중얼거리는 여자.
그런 일을 당하고도 자신이 아닌 알렉산더가 먼저였던 여자.
널 어떻게 하면 좋을까 클라리사.
알렉산더의 입술 사이에서 또 한 번의 긴 한숨이 절로 나왔다.
“네가 정말 오필리아 벨라미야?”
─클라리사가 소중해진 거야?
문득 두려워졌다. 그 눈동자 속에 담긴 자신이 계속 보고 싶어질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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