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생 당신과도 같은 이들을 죽이며 살아왔지.”
아비를 죽인 원수의 가문과 결혼하라는 황제의 명.
그리고 그에게 바쳐진 신부는
온통 거짓뿐인 여자, 시에나 칼라스였다.
가장 아름다운 여자면서, 이해 못 할 순수함을 간직한 여자.
사내들과 놀아났다는 고약한 버릇 때문에 탑에 갇힌 신부.
“어디 한번 나를 유혹해 봐. 혹시 또 아나?
내가 당신에게 속아 눈이 멀고 귀가 멀면
원수의 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한번 놀아나 줄지?”
푸르게 빛나는 분노를 간직한 대공은
누구보다 압도적인 외모를 간직하고 있었다.
천대받는 결혼 첫날밤, 남편의 말은 잔인했다.
그녀의 목을 베어 버리겠다던 트리스탄 일디온의 눈은
그 누구보다 오만했으며, 동시에 어딘가 처절했다.
탑에서, 나를 구해 나를 데리러 오겠다던 당신은 이제 없다.
그는 아주 손쉽게 시에나를 진창에 가까운 나락으로 빠트렸다.
“저 또한…… 전하를 다시 좋아하게 될 일은,
아니 사랑하게 될 일은 없을 거랍니다.”
그에게 그녀는 오로지 원수일 뿐이며,
타당한 증오를 행할 뿐이나.
증오는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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