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도 10년 전 그 애송이로 보여?”
느긋하게 웃는 남자는 10년 전 그 아이가 아니었다. 그때도 평범한 피지컬은 아니었지만, 더 넓어진 어깨, 그리고 사회생활을 할 만큼 했다는 여유 있는 태도를 하고 시선을 못처럼 박아 넣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남자 잡아. 집안이 살아날 유일한 길이라고.’
작은아버지의 말소리가 부담스럽게 귓가에 맴돌았다.
맞는 말이었다. 서율에게는 거절할 수 있는 힘도, 명분도 없었다. 10년 동안 서율과 가족을 보살펴 준 한강 그룹에 대한 약속이기도 했다.
“어쩌면 이 맞선, 결혼 빼고 뭐든지 다 가능한 건지도 모르겠네. 맞아?”
결혼 빼고 뭐든 다 가능한 맞선.
서율은 이 환경에 압도당한 듯 테이블 끝에 서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숨을 들이켰다. 이 상황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순간적으로 고민에 빠졌으나 어차피 이 자리를 이끌고 나가는 사람은 제가 아니었다.
“맞아. 네가 원하면 뭐든 가능해.”
앞길을 가늠할 수 없는 제자와의 맞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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