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브라탑에 반바지 레깅스를 입고서 긴 생머리를 위로 질끈 묶은 여자의 눈빛은 강렬했고 헤드기어를 뚫고 나온 굵은 땀방울은 하얀 그녀의 얼굴을 더욱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
“언제 왔어? 이렇게 한가해도 되는 거야?”
“또 잔소리하려고?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해.”
“어쭈, 코 찍찍 흘릴 때가 엊그제 같은데 너 많이 컸다.”
“누나, 언제 적 얘기를. 이렇게 근육이 탄탄한데. 이제부턴 나만 믿어. 내가 누나 보호해 줄 테니까.”
“또 까분다. 내 몸은 내가 지켜.”
근육질의 팔뚝을 대뜸 보이며 장난을 치는 태진의 머리에 군밤을 날리며 예련은 샤워실로 들어갔다.
‘나도 이제 다 컸어, 누난 언제까지 날 어린아이 취급하려는 거지?’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예련을 태진은 아련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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