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머리 위로 낮은 음성이 쏟아졌다. 끔뻑끔뻑 눈을 뜬 하영이 팔에 힘을 주어 일어나려고 했다.
왜, 머리 위에서 그 남자 목소리가 들리는 건지 모르겠다.
팔에 힘이 없어 계속 꺾였다. 엎어지고 엎어질 때마다 말캉한 것이 얼굴에 닿는다.
“이게 진짜.”
일어나려고 하는데 몸이 따라와 주질 않았다. 눈만 살짝 들어 올려 잔뜩 화가 난 남자를 쳐다보았다. 고요한 눈동자가 잘게 떨렸다.
“말했지? 깔리는 건 취향 아니라고.”
남자가 어깨를 잡아 일으키는데, 고개를 숙인 하영이 살짝 드러난 살결에 작게 비명을 지르며 남자의 품에 안겼다.
“흡!”
밀어내려는 남자의 목을 꼭 잡고 매달리자 남자의 가슴이 크게 들썩인다. 그만큼 화가 났다는 뜻 같아서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마구 저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고. 알아달라고.
“입술을 아무리 비벼봐요. 내가 끌리나.”
이거, 옷 벗고 올라타는 게 취미 맞네.
치료해주러 왔을 뿐인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술이 문제였을까, 흉이라도 질까 싶어 잠시나마 품었던 연민이 문제였을까.
하영의 몸에 힘이 빠졌고 이내 눈이 스르륵 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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