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합시다, 애도 생겼는데.”
최악의 남자와 결혼을 종용받는 상황에서 벌인 단 하룻밤의 일탈.
그 결과가 임신일 줄은 몰랐다.
극악으로 치달은 상황에서 나타난 차악의 남자.
과연 이 남자와 가정을 이룰 수 있을까.
* * *
“…죄송합니다.”
“뭐가요. 강이서 씨가 날 벗겨 먹은 거?”
양 볼이 달아오른 이서가 어이없다는 듯 남자를 바라보았다.
“아니면 단물만 쪽쪽 빨아먹고 토낀 거?”
“아뇨. 제가 사죄드리고 싶은 건, 결과예요. 일이 이렇게 돼 버려서…….”
“피임약을 정말 먹고 있었던 건 맞고?”
“네. 의사 말로는, 간혹 이런 경우가 있다고 하더군요.”
그야말로 단순 사고였다. 누구의 잘못이라고도 할 수 없는.
그러니 감정을 앞세워 흥분해 봤자 좋을 건 없었다.
“한태주 씨가 지금 얼마나 황당하고 놀라셨을지 짐작합니다. 그러니까 제 말만 믿고 한태주 씨가…….”
“마음껏 갈겨 댔다?”
아, 진짜.
이서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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