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 [선공개]

카오스

“당신 우리 형 타입 아니야. ……나라면 모를까.” 
어이없이 들켜 버린 객기를 꾸짖는 것도 모자라 저와 한번 놀아 보자는 농락까지. 
그렇다면 그 장단에 발맞춰 주는 것이 최선일 테다. 
차승주의 저 오만함에 생채기라도 낼 약점을 잡을 때까지. 
“뭐가 됐든 그 무엇보다 내가 당신의 1순위인 것처럼 대해 줘요.” 
남자의 불장난 같은 게임 속에서 태영은 자신의 패 하나쯤은 가져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의 오만함을 기필코 비웃어 주고 말리라고 다짐했다. 
“도망칠 마지막 기회야. 오늘을 같이 보내고 나면 나는 절대로 멈추지 않을 거야.” 
“……나랑 볼 재미는 다 봤다고 생각할 때까지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태영 자신의 오만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미 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깊은 혼돈 속으로 빠져 버린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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