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놀고 버릴 여자가 없을 정도의 인생은 아닌데.”
“이왕이면 하룻밤 놀고 버려도 탈나지 않는 여자가 낫지 않으신가요?”
감히 제 마음을 숨긴 채 시작했던 관계.
낮에는 그의 비서로, 밤에는 그의 잠자리 파트너로 살아온 지 5년.
평행선과 같던 관계에 균열이 생겼다.
***
“가실 건가요?”
“안 갈 이유가 있나?”
부족하지 않은 맞선 자리, 그 자리를 거절하지 않는 도재의 모습은 차가운 현실을 일깨우게 만들었다.
원도재는, 자신에게 일말의 감정이라도 가진 게 아니었다고.
그저 정말 제 몸만 원했던 것이라고.
“사직서예요. 저, 이제 그만 하고 싶어서요.”
“…….”
“본부장님 비서인 이유은도, 잠자리 상대인 이유은도, 전부요.”
길고 긴 짝사랑의 종지부를 찍기엔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했다.
그가 달라지기 전까지는.
“유은아, 넌 아무것도 그만둘 수 없어.”
“…….”
“그러니 허튼수작 부리지 마. 이 관계에서 네가 끝낼 수 있는 건 없으니까.”
“…….”
“원도재의 비서인 이유은도, 잠자리 파트너인 이유은도, 전부.”
지난하게 이어져 온 관계를 다시금 정립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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