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과의 전쟁 이후, 사내란 사내는 모두 씨가 말랐다.
고려의 여인으로 태어난 이상, 개국공신 가문의 여식이라 해도 피해갈 수 없는 게 공녀의 운명. 정혼자를 찾아 대도로 떠나게 되는데.
그가 명이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향해 손을 뻗어왔다.
“헙!”
예상치 못한 사내의 손길에 흠칫 놀란 명이가 재빨리 그의 손을 반사적으로 쳐냈다.
“이리 가까이서 보니… 피부결은 더 곱고….”
그가 이번엔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며 명이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무, 무슨 짓입니까.”
남장을 한 명이는 혹시 들킬까 싶어 그로부터 한 보 물러섰다.
“나도 하나 묻겠소. 그 반반한 얼굴은 사내의 것이오? 아니면… 여인의 것이오?”
‘설마 들킨 건가.’
대도에 닿기도 전에 여기서 들키면 끝장이다.
명이는 적국의 심장인 대도에서 무사히 정혼자를 찾아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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