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이제 네 마음대로 살겠다 이거야?”
“네. 그렇게 살려고요. 그게 마음에 안 들면 이혼해요. 나도 바라는 바니까.”
“내가 이혼해 주면 저 새끼 옆에서 살려고?”
“아니에요. 정훈이랑 저는….”
“아니면 저 새끼랑 침대에서 뒹굴기라도 할 건가?”
그의 뒤를 바라보며 그를 짝사랑하는 동안 이 사람은 그저 자신을 침대에서 뒹구는 존재 그 이상, 그 이하로도 안 보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말이 더 이상 나오지도 않았고, 말을 섞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입술을 잘근 씹은 혜원이 무시하고 가려는 순간 그가 팔을 잡았다.
“이거 놔요.”
“말해. 내가 이혼해 주면 저 새끼랑 놀 거냐고 묻잖아.”
“하. 그래요. 정훈이랑 놀 거예요. 왜요? 남 주기는 아깝나 보죠?”
“그럼 더더욱 이혼은 없지. 다른 새끼는 몰라도 저 새끼랑 노는 꼴은 죽어도 못 봐. 절대 너 못 놔줘.”
“도헌….”
그가 혜원의 턱을 들어 올렸다. 당장이라도 그는 집어삼킬 듯한 눈빛으로 입술을 엄지손가락으로 문질렀다. 한참을 두툼한 혜원의 입술을 문지르다 이번엔 혜원의 귀로 자신의 입술을 붙였다.
“미안하지만 혜원아, 넌 죽을때까지, 아니, 죽어서도 내 옆에만 있어야 할 거야.”
불온한 집착이 가득 담긴 도헌의 눈동자가 혜원을 삼켜버릴 듯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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