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히, 홀려놓고선 [독점]

무심히, 홀려놓고선

“반가우면 격하게 환영해줘.”
유학을 마치고 3년 만에 귀국한 지한은 그렇게 그리워하던 지수와 재회하며 다짐했다.
여전히 자신을 동생 친구로만 여기는 네가 날 바라봐 주기를 기다리지 않겠노라고.
“그건, 어떻게 하는 건데?”
의아한 표정으로 되묻는 지수에게 성큼 다가선 지한은, 고개를 기울여 지수와 거리를 좁혔다.
난 빨간 모자를 속이는 늑대처럼 속내를 숨기고 네게 다가갈 거야.
뜨거운 숨결이 볼을 스친 순간.
쿵쿵, 누구의 심장 박동인지 모를 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맞물리는 입술 사이로 숨을 불어넣으며, 지한은 생각했다.
하루하루 가랑비에 옷이 젖듯 스며들어 결국 너도 날 원하고 욕망하게 되겠지.
무심하게, 네가 홀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친구인 지욱을 핑계로 얼굴을 보고,
재무팀 신입으로 입사까지 불사하며
지수에 대한 열망을 키워나가던 어느 날.
지수가 말했다.
“돌려줘…… 내 키스.”
내가 홀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홀린 건, 나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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