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고 싶다면 아기부터 낳아요.”
이혁의 제안은 빚을 담보로 한 결혼 협박이었다.
“아이를 낳는 순간 서재인 씨는 자유가 될 겁니다. 어디든 갈 수 있고, 뭐든 할 수 있고, 또 어떤 것도 가질 수 있는 재력이 보장된 자유죠.”
하지만 재인은 그런 것들이 보장된 자유 따위는 바란 적도 없었다.
“저는 그럴 수 없어요.”
익숙지 않은 거절에 이혁의 눈빛은 순식간에 냉기를 내뿜고,
그 냉혹한 눈빛에서 재인은 그의 뜻을 알아차리고 만다.
끝.
그 순간 머릿속으로 떠오른 건, 단 하나.
이 제안을 거절하면, 제 목숨 줄은 다시 사채업자에게 던져질 것이다.
차가운 눈빛에 담긴 무언의 협박.
견디지 못한 재인은 결국, 그가 내민 혼전 계약서에 사인하고 마는데.
***
원하는 걸 갖지 못한 적이 없는 남자 진이혁에게
서재인과의 결혼은 원하는 게 명확한 계약일뿐이었다.
그러나,
“소리 내지 마. 내가 뭘 하든.”
진이혁이 서재인을 안은 순간, 그 명확했던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표지 일러스트레이터 : 푸루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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