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밤 [독점]

끝 밤

“너 따위가 유혹하는데도 욕망에 굴복한 남자면, 나라고 마다할까?”
언니의 엄마가 내 엄마의 남편을 빼앗고, 언니의 남자를 내가 빼앗는,
이보다 더 패륜적인 일이 또 있을까.
자매가 한 남자를 두고 쟁탈전을 벌인다고 비웃음을 살지라도
언니의 남자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처음부터 내 거였기 때문이다.
“잘해주지 말아요. 나 오해해.”
“무슨 오해?”
“그거 해서 잘해주는 것 같잖아요.”
“내가 잘해줄 만큼 전송연이 그걸 잘했나?”
승부 욕구와 정복욕보다 강한 감정은 없다고 믿었었는데, 전송연이 나타난 순간 그것보다 더 강렬한 것이 소유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여자에게 이토록 강렬한 욕망을 품을 줄이야.
가지고 싶었다. 처음부터 넌 내 거였으니까 내 걸 뺏으러 왔다는 말을 우회적으로 해놓고, 까만 눈동자를 떨면서도 결코 그에게서 도망치지 않았다.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애를 쓰는 그녀의 모습에서 그는 짜릿한 흥분을 느꼈다.
전송연이 제 여자라는 사실이 이토록 흡족할 일인가? 이토록 만족스러울 일인가. 격정적인 욕망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일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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