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 같은 여자를 사랑했다고? 기억나게 해봐. 내 위에 올라타서.”
혼인 신고를 약속한 날, 교통사고를 당한 연인 김진헌의 기억 속에서 지은수는 깨끗이 사라졌다.
제발 우리 사랑을 기억해달라고, 배에 품은 아기를 위해 빌고 또 빌었건만. 돌아오는 것은 비참한 무시와 가시 돋친 말뿐이었다.
그러다 목숨보다 소중한 것을 잃고 절망의 바닥을 보고서야 진헌을 체념했다. 그에게 달라붙은 미련까지 겨우 힘겹게 지웠는데.
“그쪽이 내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게 해줘야겠어.”
2년 후. 갑자기 나타난 그가 은수를 다시 휘젓는다.
옛사랑을 떠올리기 위해서가 아닌, 오로지 그의 필요 때문에.
“성심껏 협조해. 물론, 필요하다면 몸까지.”
“뭐, 뭐라고요······?”
“연인이었다면서.”
충동에 못 이긴 그의 커다란 손이 은수의 입술을 지분거렸다.
“그럼 그 짓도 죽도록 했을 거 아닌가. 당연히 똑같이 해야지.”
확 끌어당긴 손길에 맞붙은 단단한 몸체가 아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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