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어봐. 너 잘하는 거잖아.”
내가 버린 서강후가 돌아왔다.
언제나 저를 향할 때면 선하게 반짝거리던 그 예쁜 눈동자가 아니었다.
“아무 데서나 잘 뒹군다며.”
그건 증오와 원망이 담긴 눈빛이었다.
“아무 데서나 뒹굴어도 대표님하고는 안 해요.”
묘하게 입꼬리를 끌어올린 서강후가 하윤의 앞에 성큼, 다가와 섰다.
그러곤 눈 깜짝할 새에 하윤을 새하얀 침대 위에 눕혔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네가. 너 좋아했었잖아, 내 몸.”
“서강후!”
“난 미치게 해놓고 넌 항상 웃고 있더라, 사람 돌아버리게.”
그 말에 하윤의 눈동자가 뿌예졌다.
“그런 의미에서 한 번 더 나, 꼬셔 볼래?”
강후가 점성 가득한 눈으로 한 발자국 다가갔다.
“알잖아, 나 너한테 돌아있던 놈이라는 거.”
우리의 관계는 그날 밤, 확실히 정리됐다.
벗어날 수도 또한, 버릴 수도 없는 지독하고도 위험한 관계.
그리고 그 관계에 나는,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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