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장마철

“저 왜 데려오셨어요?”
가족이 진 빚으로 힘겨운 삶을 살던 여진 앞에 빚을 갚아 주겠다는 남자가 나타난다.
대신 약혼녀 행세를 해 달라는데.
“필요해서.”
“네?”
“딱 너 같은 애가 필요했거든. 돈 없고 갈 곳 없는 불쌍한 여자.”
밥도 해 주고, 병원도 데려다주고, 또 걱정도 해 주고.
그런데 절 좋아하지는 않는단다.
사람 헷갈리게 만들어 놓고.
“네가 자꾸 날 건드리니까.”
“…….”
“참으려고 하는데 참지 못하게 만들잖아, 네가.”
입술을 지그시 누르던 여진은 조심스레 운을 띄웠다.
“참지 않으면 되잖아요.”
여진은 깨달았다. 자신이 그를 남자로 원하고 있다는 걸.
“아저씨가 원하는 대로 해도 돼요.”
“…….”
“전 그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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