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지안, 제 동생을 죽인 여자.
그녀에게 할 수 있는 복수는 유일했다.
“나 권태오 씨 좋아해요.”
“후회할 말은 하지 말지.”
폐허 위 생명의 움을 틔우는 것. 그리고 다시금 잔인하게 짓밟는 것. 회생조차 불가하도록, 무도하게.
그러나 인생은 늘 그랬듯 그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고, 스스로에게조차 배신당한 남자의 말로는 처참했다.
“죽어 버려. 당신이 죽어 버렸으면 좋겠어.”
“얼마든지.”
일렁이기 시작한 눈동자 속 범람하는 감정을 마주하고서야 남자는 깨달았다.
“대신 내 숨통을 끊는 건 네 손으로 해야 할 거야.”
내내 그가 벗어나려 발버둥 쳤던 세계는 증오가 아니었다.
“사실 처음부터 상관없었거든. 네가 누구든.”
결국 사랑, 그 끝없는 바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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