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좀 벗을 생각이 드나?”
남자는 오만했다.
마치 단 한 번도 제 말을 거절한 사람이 없었다는 것처럼.
절박함을 가진 서인과는 정반대의 남자였다.
불확실성에 베팅하는 도박처럼, 그에겐 인생 전부가 그러했다.
“수많은 군중 속에서 눈이 마주치지. 한 번은 우연, 두 번은 확인, 세 번은 의도적으로.”
남자는 점점 서인의 인생에 지독한 존재감을 새겨 넣었다.
“그 생각을 같은 순간에 하는 사람은 딱 하나야. 그래서 난 내 눈을 끝까지 피하지 않는 사람을 골라. 너처럼.”
미온했던 호기심이 뜨거운 탐욕으로 변질되는 순간 알았다.
“나한테서 도망칠 생각은 하지 마. 네 인생에 나라는 오점 하나 남기기 위해서라면 난 내 인생 전부를 베팅할 생각이니까.”
선택의 주도권은 이미 넘어갔다는 것을.
표지 일러스트: 감귤
타이틀 디자인: 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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