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은 강조만을 위해 준비된 액받이였다.
“한재경 씨는 고분고분해서 참 좋아.”
“…….”
“안 된다고 거절하는 법이 없잖아.”
강조가 유일하게 가면을 벗는 순간은 침대 위였다.
남자의 은밀한 모습을 허락받았기에 특별한 존재가 된 것 같다는 착각을 했다.
끝이 정해져 있는 관계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
하지만 강조는 결코 재경이 소유할 수 없는 남자였다.
“한재경 씨와 보내는 밤은 여전히 만족스러워.”
“그렇다고 저랑 결혼하실 건 아니잖아요.”
“몰랐는데 이기적인 면이 있었네.”
건방지게 먼저 관계의 끝을 통보하는 재경을 강조는 쉽게 놓았다.
재경을 함락시키기 위해서 남겼던 나쁜 각인이 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올 거라고 믿었으니까.
하지만 그 각인에 결국 홀려버린 건 강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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