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당일, 신부가 바뀌었다. 동생 백새린에서 언니 백서아로.
보여 주기 위한 결혼일뿐, 강도윤은 아내가 누구든 상관없었다. 아니, 관심이 없었다.
“울 정도로 내 아내가 되고 싶다니까 어쩔 수 없이 받아 주는 거야.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내가 원할 때마다 안겨.”
“네…… 네?”
2년만 버티면 되는 계약 결혼.
큰 교통사고를 당한 동생의 치료와 국회 의원의 꿈을 가진 오빠를 위해
서아는 언제나처럼 자신을 희생하려 한다. 그리고.
“나 봐, 백서아. 네가 지금 누구랑 키스하고 있는 건지 똑똑히 보라고.”
거칠게 다가오지만 가까워지는 만큼 도윤은 점점 서아의 눈에 밟힌다.
갑옷을 두른 것처럼 비판, 비난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밖으로는 공격적인 회사 경영을 하는 그의 나직한 한숨이
비수처럼 날아와 그녀에게 박힌다.
“어떻게 강도윤 씨 표정은 두 개죠?”
“뭐?”
“흐림, 아니면 비. 맑을 때는 없어요?”
필요에 의한 계약 결혼일 뿐인데 내게 무슨 짓을 한 거야.
“네가 나랑 말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미쳐 버렸을지도 몰라.”
“도윤 씨가 그렇게 말하면 오해하게 되잖아요. 당신이 날 사랑할지도 모른다는 착각.”
신경을 곤두세우고, 쉴 곳을 찾아 헤매는 야수 같은 그의
다정한 쉼터가 되어 주고 싶다.
“여기서 붙어먹고 싶은 거 아니면 자극하지 말라는 부탁이야.”
서아는 그를 길들여 보기로 한다.
강도윤, 사납고도 준수한 맹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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