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의 피가 수런거렸다. 끓어오르는 가슴이 참담했다.
이를테면, 감정의 모욕이고 기만이며 일종의 몰염치였다.
상사인 자신의 아기를 낳아 버려둔 채
홀연히 사라진 비서가 4년 만에 다시 나타났다.
“내 손아귀에 움켜쥐고 다시는 안 놔줘.
너도 나만큼 고통 속에서 발버둥 치게 만들거니까.”
심히 원수처럼 보는 냉혹한 눈빛과 무정한 비소에도
지난 여느 때처럼 다부진 표정이, 그 대담한 눈동자가 그러했다.
‘더는 아무것도 두려울 게 없어요.
망각 된 상처보다 더한 시련은 없을 테니까.’
결혼을 약속한 여자에게서 뜻밖의 이별을 통고받아야 했던 남자, 한신헌.
핏덩이를 빼앗기고 비운의 사고로 기억과 목소리마저 잃은 여자, 서다연.
그예 필연처럼, 오해로 뒤얽힌 사내의 애증 어린 집착.
그녀가 잊어버린 연인이자 갑을 관계 사이엔
두 사람을 쏙 빼닮은 사랑스러운 아이가 존재했다.
<2023 네이버 지상최대공모전 로맨스 우수상 수상작>
평균 5.0 (1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