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애가 들어섰던 네 몸을, 어떻게 잊겠어.”
온몸을 저릿하게 하는 묵직한 저음이 혜원을 옭아맸다.
“놔주세요. 전 이제 그만하고 싶어졌어요.”
“어떡해. 난 너무 하고 싶어졌는데.”
“……뭐라고요?”
“이 결혼도, 그리고 너랑 밤마다 했던 그 짓거리도.”
도망친 지 정확히 48시간 만에 도은성에게 붙잡혔다.
*
“부사장님이 첩 자식이라서 시시해졌어요.”
혜원은 정재계 중심인 제헌그룹은 물론이고,
후계자인 은성까지 모두 무너뜨리라 다짐했지만.
결국 그에게 진심이 되어버려 도망치기로 결심한다.
“망치려고 마음먹었으면, 확실히 망가뜨려 놔야지.
왜 인제 와 그딴 멍청한 기회를 줘, 혜원아.”
은성은 금방이라도 숨결을 집어삼킬 듯이 다가와
혜원의 붉은 입술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지금부터 우리 관계에 가짜는 없어.”
곧 커다란 손바닥이 그녀의 아랫배를 느리게 문질렀다.
“여기에 다시 심어보려고.”
“……!”
“내 씨를.”
계약 결혼의 끝에서 들려온, 청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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