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이나 시간을 줬으면, 조금은 더 나아졌어야지 어떻게 이런 진창까지 추락했어.”
재윤이 내뱉는 말은 얼핏 채은을 걱정하는 말 같았지만, 그의 낯빛에 새겨진 조소는 그게 마음에 든다는 뜻이었다.
채은이 기댈 사람은 정재윤 자신밖에 없었으니까.
이제 이채은의 목숨줄을 쥔 사람은 정재윤뿐이었다.
“그래서 저한테 하고 싶으신 말이 뭐예요.”
채은의 당돌한 질문에 재윤이 그녀의 허리를 와락 잡아끌었다.
벌어진 재윤의 다리 사이로 갇히듯 자리 잡고 선 채은의 눈동자가 잘게 흔들렸다.
“네가 절박해진 만큼 나한테 매달려야 할 거야.”
채은은 재윤의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일말의 자존심마저 사라진 그녀는 그의 입술을 응시할 뿐이었다.
“내가 네 몸뚱어리로 무슨 짓거리를 하든 참으라는 뜻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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