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랑…. 주무실래요?”
그를 유혹했다.
아빠를 죽인 살인자에게 할 수 있는 복수는 이것만이 유일했으니.
네가 결혼할 남자를 빼앗는 것. 그래서 네 전부를 빼앗는 것.
“…나랑 할래요?”
그러자 그의 입가로 삐딱한 선이 걸쳐졌다.
“잘해요?”
“아뇨. 잘하진….”
“잘하진 못한다.”
“배움은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복수는 점점 더 아득한 일이 되어 버렸다.
“그렇게 하니 넘어들 오던가요.”
상대는.
“말해 봐요. 이사님이 속아 줄 테니.”
백현묵 이사였으니까.
***
웨딩플래너로서 고객의 결혼을 깨트리는 것.
그건 애초에 말이 되지 않았던 걸까. 깊은 절망에 빠지던 순간 그가 카드를 내밀어 왔다.
천박한 제안이라는 걸 알았다. 그럼에도 끝내 받아들였다.
밤의 파트너라도 되어 그를 가져야 했으니.
그런데.
“다치지 말아요.”
어째서인지 복수와 더 멀어지고 있다.
“다친 채연수 씨는 별로 꼴리지가 않아.”
그러다 거짓을 토하는 일마저 버거워졌다.
마침내 복수는.
“…좋아해요. 이사님.”
기어이 연수의 심장을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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