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인 건 서로 같지 않습니까.”
그가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냈다. 희원은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그가 손에 들고 있는 건 희원이 지금껏 모아둔 자료였다. 자신과 거래한 박 회장이 혹시 약속을 깰 상황을 대비해 플랜 B로 마련한 USB와 루프 시술 진단서였다.
그곳에는 박 회장과 대화도 고스란히 녹음되어 있었다.
희원은 등줄기로 소름이 돋았다.
스파이.
자신이 시댁에서 스파이를 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
“그동안 무척 즐거웠을 겁니다. 당신한테 정신 못 차리는 새끼 하나 갖고 놀다 버릴 생각에.”
“그건….”
희원은 떨리는 손을 꽉 쥐었다.
그가 성큼 다가와 희원의 허리를 부드럽게 끌어당겼다.
“하지만.”
“…….”
손가락으로 희원의 입술을 부드럽게 더듬거렸다.
“날 속인 건 괜찮습니다. 사랑하는 여자가 실수 한 번 한 거… 그래, 그냥 실수로 치면 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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