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 [독점]

불씨

남자 친구가 바람이 났다.
만난 지 2년째 되는 날, 장례식장에 간다던 상한이 다른 여자와 호텔에 있는 걸 목격했다.
“더러운 것들.”
한바탕 욕이나 퍼부어 주고 끝낼 생각이었다. 그놈과 바람난 여자가 내 후배라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두 연놈들에게 놀아났다는 사실에 극도의 배신감을 느낀 지수는 취기와 충동적인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직장 상사, 태선 그룹의 차기 후계자인 도준에게 하룻밤을 제안한다.
“오늘 밤, 상무님과 보내고 싶어요.”
“나하고 붙어먹는 게 복수다?”
제가 쳐 놓은 덫에 그녀가 걸려드는 순간 도준의 검은 눈동자에 이채가 돌았다.
“내가 원하는 밤을 줄 수 있겠어요? 내 뺨을 후려치고 싶을지도 몰라.”
“상관없어요.”
그의 눈빛에서 들끓는 정염을 느낀 순간 지수는 그의 목을 끌어안으며 입을 맞췄다.
자세를 역전시킨 그가 거친 숨을 내뱉으며 그녀의 몸 위로 올라탄 건 순식간이었다.
“모두 잊어, 내 품에서. 딴 여자랑 붙어먹는 쓰레기 따윈 생각조차 나지 않게 해 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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