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의 조건

거래의 조건

“도와줄까?”
“…….”
“정확히는 서로 필요한 걸 거래하자는 거야.”
서연은 남자의 그 위험한 제안을 수락한다.
궁지에 몰린 서연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었으니까.
그 모든 게 남자의 덫일 줄은 꿈에도 모르고.
***
“…하지 마요.”
그의 입술을 피해 서연이 고개를 돌렸다. 그렇게 피해 버린 곳에서도 커다란 손에 붙들린 자신의 손목이 놓여 있자 서연은 이만 눈을 감는 방법을 선택했다. 
가득 고여 있던 눈물이 콧잔등을 타고 툭 떨어졌다.
“그런 거 하지 말고 그냥 빨리 끝내 줘요.”
석훈은 저를 외면한 채 소리 없이 우는 여자를 가만히 내려 봤다. 
이상한 여자.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거칠게 몰아붙일 땐 체념하고 몸을 맡기더니 상냥한 입맞춤은 잠시도 견디지 못했다. 
뭐, 그래서 더 마음에 들긴 하지만.
“김서연.”
석훈의 부름에 가만히 눈을 감고 있던 여자가 반쯤 눈을 떴다. 
천천히 다시 제게로 고개를 돌리는 여자의 입술이 지독히도 붉었다.
“날 봐.”
까맣고 아름다운 눈동자가 마침내 석훈을 응시했다. 
“그렇게 계속 보고 있어. 널 안고 있는 게 누군지.”
석훈이 흡족스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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