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쉽게 이혼할 수 있는 상대를 찾고 있어.”
명일 그룹의 후계자, 채하준 상무가 아이를 낳아 줄 상대를 찾는다는 소식을 들은 세은.
비서인 그녀는 ‘임신 계약서’라는 다소 민망한 제목의 계약서를 접할 때만 해도
그것이 그저 남의 일인 줄만 알았었다.
그랬는데…….
“계약 결혼, 저와 해 주세요.”
오랫동안 병을 앓아 온 어머니의 수술비를 감당하지 못해
먼저 그에게 계약 결혼을 청하고야 말았다.
그가 놓은 덫인 줄도 모른 채…….
* * *
“내가 말했던가? 호텔 객실. 한 개만 예약한 거.”
“그게 무슨…….”
세은이 눈을 크게 떴다.
방 하나에서 그와 함께 자야 한다니.
침대도 당연히 하나뿐일 텐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세은을 바라보며 그가 입을 열었다.
“명색이 첫날밤 아닌가?”
첫날밤.
모르는 단어도 아닌데 아주 생소하게 느껴지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 말은 즉…….
“그러니 방을 따로 쓰면 이상하겠지?”
그녀를 잡아먹을 것처럼 바라보는 선명한 눈동자.
세은은 그에게 완전히 잠식되기 전에 도망쳐야 했다.
그래서 생각했다.
최대한 빨리 임신하고 그의 곁에서 사라지겠다고.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