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 블라썸

윈터 블라썸

절친이 내 전 남자친구를 탐낸다.
9년 전, 우리는 말 못 할 사정으로 헤어졌다. 9년 후, 우리는 옆집 이웃으로 재회했다.
어느 날, 절친이 말했다.
“나 사실 태용이 좋아하거든…. 잘 되게 도와줄 수 있어?”
나는 끈질긴 부탁에 못 이겨 전 남친인 태용과 잘되게 해주겠다고 했다.
어려울 것도 없었다. 그 많은 세월이 지나, 이젠 그를 봐도 아무렇지 않을 것 같았으니까.
그러나 간과하고 있었다. 아직도 그를 향한 마음이 크게 남아있다는 사실을.
“유태용, 너 나 좋아해?”
술김에 던진, 용기라고 부를 수도 없는 객기였다.
“모르겠으면 알려줄게.”
그와 키스를 나누고 어찌할지 몰라 도망가고 말았다. 그러나 그는 집요하게 나와 얽혔다.
옆집 이웃, 그리고 같은 회사 상사로서 나를 가둬두고, 그의 울타리 안에 속박했다.
“왜, 설마 그때처럼 또 나 버리고 가게?”
그 까만 눈을 보고 있으면 죄책감이 파도처럼 밀려와서 그를 함부로 내치지 못한다.
그렇게 다시 또 예고 없이 너에게 감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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