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부터 그쪽만 보며 걸어갈 생각이라.”
서지수에게 권태경은 겉만 번지르르한 미친놈이었다.
고작 하룻밤 엮였던 사이면서 절절한 척 구는 남자를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떻게 당신은 나에 대해 그리 확신할 수 있단 말인가.
내가 권태경, 당신에게 대체 뭐라고.
“먹고 떨어져 줬으면 좋겠어요.”
그러니 위악을 부려서라도 밀어내는 게 마땅했다.
철벽을 두르고, 방벽을 높이높이 쌓아 올리는 것으로.
하지만.
“이제부턴 알아서 날 감당해 봐요.”
만개한 봄꽃을 닮은 이 남자는 도통 떨어질 기색이 없어 보인다.
적당히 가볍고 적당히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나도 내 방식대로 위악을 떠는 서지수를 감당해 볼 테니까.”
그저 직진만 해 올 뿐.
*
“난 그 여자가 밥 좀 잘 챙겨 먹길 바라는 사람이에요.”
아침은 왜 안 먹고 다니나, 점심은 왜 또 거르나, 저녁은 뭐라도 좀 챙겨 먹었으면 좋겠는데.
“연락이 안 되면 온종일 핸드폰에 신경이 쓰여서 일에 집중도 못 합니다. 명색이 회사 대표라는 작자가 그러고 있어요.”
그러다 진동음이라도 울린다 치면 이건 뭐, 미친놈이 따로 없어.
혹시나 그 사람의 연락인가 싶어서.
“나는 그 사람도 나처럼 웃었으면 좋겠습니다. 아프고 슬프고, 그것 좀 안 했으면 좋겠어.”
이런 게 사랑이라면.
“맞아요. 나, 서지수 사랑합니다.”
<봄꽃의 잔해 위에서> 펼쳐지는 그들의 러브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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