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아이를 갖고 싶어요.”
거슬렸다.
청초한 얼굴로 덤덤하게 뱉어 내는 여자의 저열한 요구가.
화신 그룹에 빌붙어 연명하는 집안.
그 집안의 수치이자 비밀, 하연주.
“안고 싶으시잖아요, 저.”
한 번 꺾이고 나면 버려질, 꽃 같은 여자.
그래서, 짐작하지 못했다.
감히 여자가 그를 이용하려 들 줄은.
“안겠다고 했지, 아이까지 주겠다고 한 적은 없는데.”
절망으로 물드는 눈을 보며 궁금해졌다.
과연 이 여자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끌리게 만들어 봐요, 그럼.”
오만한 손끝이 생명력을 다하기 직전인 꽃을 가리켰다.
“저 꽃이 시들기 전에.”
다음 날.
여자는 꿋꿋한 얼굴로 나타났다.
품에 꽃을 한아름 안고.
“시들기 전까지라고 하셨잖아요.”
헛숨이 터졌다.
이 여자가 그를 미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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