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사람 들쑤시고, 우아하게 걸어 나갈 줄 알았나.”
대외적으로는 늘 반듯하고 신사적인 얼굴을 뒤집어쓰는 남자, 서준원.
자산 관리를 맡게 된 프라이빗 뱅커, 지연에게만큼은 그 안의 서늘한 본성과 날카로운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지연은 언젠가부터 벗어날 수 없는 너울에 갇힌 기분이었다.
“참으려고 했어.”
셔츠와 분리된 타이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나도 알거든. 내가 멋대로 해 버리면 여자한테는 꽤 무리가 간다는 거. 근데.”
“제, 말은…….”
그녀의 대답은 갈급한 키스와 함께 빨려 들어갔다.
이런 식으로 얽히는 관계는 끊어 내겠다고, 그렇게 다잡았던 마음이 우스울 만큼 쉽게 물러졌다.
“봐주는 줄도 모르고. 건들지.”
내려다보는 눈이 갈증에 잠식당한 짐승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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