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대신 네가 결혼해야겠다.”
갑작스런 통보였다.
‘2세 출산을 위하여 결혼 당사자는 상호 협조하며 최선을 다한다’
‘혼인신고일로부터 2년간 임신 및 출산이 행해지지 않을 경우, 이는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
그렇게 초원은 태산물산 지승록 부사장의 한시적 아내가 되어야 했다.
그로부터 1년 6개월.
그와 함께 한 시간. 아니, 실은 홀로 그를 기다려 왔던 시간이다.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고장 난 시소처럼 늘 한쪽으로만 기울어 있었고, 그것은 변하지 않았다.
“우리 이혼해요, 이제.”
결국 초원은 그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결혼 생활 내내, 단 한 번도 돌아봐 주지 않는 그에게 미련이 어찌 없을 수 있을까. 하지만 혼자라도 실컷 사랑했고 마음껏 베풀어 보았으니, 다 되었다 생각했다.
하지만 승록은 초원을 놓아주지 않았다.
“네가 이혼하자고 하니까.”
승록이 커다란 손으로 턱 밑을 느리게 문지르며 초원을 바라보았다. 따분한 질문을 한다는 듯이.
“이상하게 끌려서 말이야. 처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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