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은 벼랑 끝에 서 있는 여자였다.
부정으로 태어난 혼외자, 먼지처럼 미미하고 안개 너머의 풍경처럼 희미한 여자.
도살장에 끌려온 듯한 표정으로 반지를 받았던 약혼녀.
죽을 것 같은 표정에 연민이라도 생긴 것일까.
지운은 그녀가 도망칠 시간을 벌어 주기 위해 3년을 떠나 있었다.
3년 뒤, 아버지의 죽음으로 돌아온 한국.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3년 만에 재회한 여자가 말한다.
결혼해 달라고.
“난 뭐든 할 생각이에요.”
“그럼 벗어 봐요. 여기서.”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 모든 것을 내거는 새영에, 생각지도 못한 욕망이 일었다.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