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그룹 외손녀 고유은. 걸음마하던 시절부터 도도했을 것 같은 그녀에게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약혼자가 있다.
곤란할 때면 앞머리를 쓸어 올리던 애.
표정 없는 무심한 얼굴로 나를 보곤 했지만, 드물게 웃을 때면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착각을 부르던 애.
윤원 그룹 손주이자 고등학교 내내 같은 반이던 권제하.
그러니까, 내 첫사랑.
허울 뿐인 정략 약혼이 끝나는 날, 그가 드디어 한국에 돌아왔다.
“우리 언제 파혼할까.”
“만나는 사람 있어?”
“처음부터 3년만 약속된 관계였잖아.”
“만나는 사람 있냐고.”
“…아니.”
일순 서늘했던 그의 목소리가 누그러졌다.
“없으면서 왜 이렇게 보채.”
유은의 파혼 요구를 다정히 거절하고 아무렇지 않게 선을 넘나드는 제하. 쳇바퀴 돌듯 정체된 삶을 살아가는 여자에게 직진밖에 모르는 남자가 스며들기 시작한다.
“널 더 기다리면 나만 손해야, 권제하.”
“네 손해, 내가 채워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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