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자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KPIPA)의 〈2023년 전자책 제작 지원 사업〉선정작입니다.
재앙의 밤에 찾아온 불청객
가상현실 연애 플랫폼 ‘러브온’의 인공지능 시나리오 작가 해준은 한밤중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깬다. 문을 열어보니 한 여자가 위태롭게 서 있다. 그녀의 이름은 나미. 두뇌에 나노칩을 이식한 트랜스 휴먼이다. 반정부 집단 테러로 인터넷이 끊어지자 공포감을 느끼고 옆집 문을 두드린 것이다.
모든 것이 단절된 재앙의 밤, 두 사람은 하룻밤을 함께 보내면서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 해준은 나미와 비밀을 나누며 자신이 어쩌면 과거에나 존재하던 사랑을 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인터넷이 복구되자마자 끊긴다. 트랜스 휴먼인 나미가 온갖 정보를 흡수하다 해준의 개인 정보까지 들춰내고 만 것이다.
러브온에 침입한 해커
그날 이후 이유 모를 허기에 시달리던 해준은 러브온에 접속해 미모의 인공지능 파트너를 만난다. 얼굴은 다르지만 묘하게도 나미를 떠올리게 하는 파트너는 해준의 마음을 빼앗는다. 해준은 파트너에게 엘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둘의 관계는 더욱 깊어진다.
한편, 러브온은 보안망을 뚫은 전무후무한 해커의 등장으로 떠들썩해진다. 해준은 나미에게만 말해준 비밀을 엘에게서 듣고 나미가 러브온을 해킹해 엘을 조종했다고 확신한다. 화를 참지 못한 해준은 나미를 찾아가 또다시 상처를 준다.
또 다른 자아가 생긴 트랜스 휴먼
재앙의 밤 이후 나미를 제외한 트랜스 휴먼들은 망가진다. 홀로 멀쩡히 생존한 나미는 트랜스 휴먼이 되기 전처럼 심각한 우울감에 시달려 자살을 감행하는데, 처음으로 인공지능이 나미의 행동을 제어한다. 그렇게 나미는 해준과 관계를 맺은 밤 이후 두뇌 속 인공지능에 자아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날 밤을 함께 보낸 것은 해준과 나미 둘뿐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윽고 나노칩의 인공지능이 몰래 러브온에 침입해 해준과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것까지 알게 된 나미는 해준의 가시 박힌 말들의 의미를 뒤늦게 깨닫고 좌절한다.
현실에 나타난 러브온의 파트너
러브온의 대표 정의건은 일개 직원에 불과한 해준을 회사의 미래가 걸린 비밀 프로젝트의 팀장으로 임명한다. 해준은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 임명된 이유가 러브온을 해킹한 나미의 공범으로 의심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극심한 두려움에 빠진다.
불면증에 시달리던 어느 밤,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뜬 해준은 또다시 나미가 온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밖으로 나간다. 놀랍게도 눈앞에 서 있는 건 나미가 아닌 가상현실에 존재하는 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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