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 봐, 자근자근 밟아 줄 테니.”
항상 바보처럼 양보하며 살아왔다.
착한 딸이 되면, 언니에게 양보하는 동생이 되면,
엄마도 그녀를 조금이나마 사랑해 주지 않을까.
사랑했던 남자가 하룻밤 사이에 형부가 되었을 때도,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자신이 혼외자임을 알게 되었을 때도,
그러니 네게 나누어 줄 것은 없다며 상속 포기를 강요받았을 때도,
은유는 엄마와 언니를 원망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끝내 은유가 가진 모든 걸 빼앗았다.
은유의 목숨까지도.
절벽에서 떨어지는 그녀를 지켜보던 엄마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다시 눈을 떴을 때, 은유는 모든 것이 잘못되기 전으로 돌아와 있었다.
사랑하는 남자도, 아빠도,
그리고 가면을 벗지 않은 엄마와 언니가 있는 삶.
은유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 내며 이를 악물었다.
이번에는, 당신들이 울게 될 차례라고.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