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둘[단행본]

오로지, 둘

평범한 일상인 줄 알았던 하루, 바깥을 나가보니 온 인류가 사라졌다?
시간은 멈추고, 자연은 흘러가는 세상에 혼자 남는다면, 이것이 바로 천국일까.
정운은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느긋해진 삶에 쌓이는 거라곤 홀로 남았음에 대한 회의감뿐이다.
그 무렵, 또 다른 생존자인 보미가 플랫폼에 직접 제작한 영상을 업로드하는데….
<인간 멸종 vlog>라는 말도 안 되는 제목이 붙은 영상을 시작으로, 둘의 연이 맺어진다.
*윤봄. 몇 년이 흘렀어도 기억하는 이름.
그리고, 몇 년이 흘렀어도 변함없던 채널의 영상 수가….
늘어났다?
그것도 불과 하루 전, ‘인간 멸종 vlog’라는 믿을 수 없는 제목을 달고선.
*[신정운 님이 ‘인간 멸종 vlog’ 영상을 좋아합니다.]
마치 한 줄기의 빛을 발견한 듯.
보미의 얼굴은 어두운 거실 속, 밝게 웃음 짓고 있었다.
*한동안 눈빛을 주고받은 둘은 이번에도 느닷없이 웃음 지었다.
그저 서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던 걸까.
행복한 미소를 흘리는 두 사람은, 변해버린 세상에 남겨진 사람들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그 정도로, 정운과 보미는 지금 이 순간이 마냥 좋았다.
어쩌면 세상이 변해버린 것이 감사할 정도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사랑을 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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