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세연이가 제 애를 가졌어요.”
소란스럽던 연회장이 일순간 고요해졌다.
“차, 차 본부장! 이게 무슨 짓인가!”
차 회장이 호통을 쳤다. 진혁은 아랑곳하지 않고 세연의 배에 손을 얹었다.
“그렇게 소리 지르시면 우리 세연이 놀라요. 아직 몸조심할 시기라서요.”
그는 사랑스러운 아이를 지키려는 부성애 가득한 아버지처럼 보였다.
단 한 가지, 세연의 배 속에 아무것도 들지 않았다는 사실만 논외로 한다면 말이다.
* * *
“이러고 사는 건가?”
오랜 시간이 지나 우연히 재회한 진혁 앞에서, 세연은 발가락을 꾹 움츠렸다. 보일 리도 없건만, 발가락 끝까지 수치스럽고, 초라했다.
“연락했는데. 안 받은 이유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진혁은 태연하게 대꾸했다.
“네가 우리 집 돈 먹고 튄 후에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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