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날 속였던 것에 대한 벌, 그리고 그날 밤 나에게서 도망친 벌. 어떻게 받을래요?”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 낯익다고 하기에는 사무치게 그리웠던 목소리였다.
2년 전, 모든 걸 속인 채 독주와도 같은 남자에게서 도망쳤다.
다시는 만나지 않을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정략결혼 상대로 다시 만나고 말았다.
“선택지를 줄게요. 나랑 결혼해서 내 아이를 갖든지, 아니면 평생 내가 하라는 대로 살든지.”
모두의 눈을 속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사랑해야 하는 결혼.
하지만 사랑을 바라면 안 되는 벌.
그 끝은 비참하더라도 끝까지 인내하고 사랑해야 하는 지독한 운명.
그게 서연하가 감당해야 할 결혼의 대가였다.
“절…… 원하세요?”
너는 알까.
그 말이 귀에 들리는 순간 겁대가리 없이 달려든 여자에게 짙은 욕정을 느끼고 말았다는 걸?
“벌써 눈물을 보이면 어떡하지? 나쁜 짓은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나직하던 지욱의 목소리는 한없이 차가워졌다.
“내가 가혹하다고 생각해요?”
“아뇨.”
당연히 그래야지.
“그게 2년 전날 속인 벌이니까 서연하 씨는 그 누구보다 달게 받아야지.”
숨 막히는 긴장감 속에서 연하가 할 수 있는 일은 물러서지 않고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지는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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