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집 [독점][외전 선공개]

흠집

“마, 맞선 상대가 자, 잘못됐어요.”
채강헌 씨는 내가 아니라 동생 소희와 선을 봐야 하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빤히 쳐다만 보는 남자 때문에 마음이 급해졌다.
“그, 그리고…. 저, 저는 말도 제, 제대로 못…. 하고 발도…….”
발도 절뚝인다고 얘기하려고 했다
“하자가 있다고 얘기하는 건가?”
‘하자’라는 말에 입을 꾹 닫고 고개를 숙였다. 
이제 모든 걸 알았으니 남자는 경멸하는 얼굴로 나를 쳐다볼 거였다.
“상관없어요. 나도 하자 많은 새끼니까.”
내리깔고 있던 눈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분명, 화를 낼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남자는 상관없다는 듯 굴고 있었다.
***
“진짜 목줄을 채워 버릴까?”
손을 뻗어 목을 감싸 쥐는 행동에도 꿈쩍도 못 하고 굳어 버렸다.
그가 손에 조금만 힘을 줘도 톡, 부러질 것만 같아서. 눈만 떨어 대고 있었다.
목을 잡고 있던 손이 올라오더니 턱 끝을 붙잡는다. 
뒷덜미를 낚아챈 그가 앞으로 힘주어 당겼다.
“재이야. 집에 가야지.”
조금만 움직이면, 그의 품에 안길 수 있었다. 
그러나 발에 힘을 주고 서서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나는 강헌 씨한테…. 흠집만 낼 거예요. 
“울어도 소용없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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