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한 감금을 언락(Unlock) [BL]

안락한 감금을 언락(Unlock)

선우 형, 선우 오빠, 선우야.
1분에 한 번씩 불러대는 이름.
대학교의 이상적인 선배이자 후배, 그리고 동기.
그게 윤선우였다.
실상은 가난한 고학생에다 아르바이트로 과로사하기 직전이었지만.
어느 날, 종강파티에서 붙잡는 사람들을 겨우 물리고
술을 깨러 비척비척 밖으로 나온 선우는,
“선우 형, 이것 좀 마실래요?”
“어, 고마워.”
취기가 잔뜩 오른 탓에 누군지도 모를 상대에게서,
마시기 편하게 뚜껑까지 따져 있는 음료를 받아 들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 음료수에서 술 맛이 나네.’
하지만 의심 한 톨 없이 꿀꺽꿀꺽 삼킨다.
그리고는 고마운 사람이 누군지 확인하려 고개를 돌렸는데
그곳에 의외의 인물이 있었다.
“최이현…….”
과에서 가장 유명한 아싸. 재수 없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의 박한 사교성을 가진 이.
하지만 재벌가 도련님에다 날카롭게 잘생긴 얼굴로 강렬한 인상을 주는 후배.
'소문만큼 재수 없진 않네…….'
선우는 그런 생각을 하며 정신을 잃었다.
* * *
“형은 대학교 졸업하고 뭐하려고 했어요?”
을의 마음으로 선우는 고분고분하면서도 솔직하게 대답했다.
“나? 그냥 돈 잘 주는 회사에 취직하려고 했지.”
이현은 이상하게도 묘하게 기쁜 듯한 얼굴을 했다. 입 꼬리가 미세하게 움직이더니 그가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하며 말했다.
“우리 회사 돈 잘 주는데요.”
그렇겠지. 곧 취업을 준비해야하는 예비 취준생으로서 선우는 이현의 기업이 모두가 취직하기를 선망하는 곳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현이 고고한 태도로 회사 자랑을 했다.
“직원 한정 사내 카페에서 커피가 매일 한 잔 무료예요. 제공되는 식사의 질도 훌륭하고 출퇴근 시간에 복지 수준도 우수하죠.”
“와, 거기 취직하면 정말 좋겠다.”
선우가 을의 입장에서 영혼 없이 이현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었다. 그러자 뭐가 심기에 거슬렸는지 이현이 째릿 노려보았다.
“지금 제게 부정 청탁하는 거예요? 을 주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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