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고의 끝에 [독점]

파고의 끝에 완결

“고작 이 머리끈 하나인가 보네. 그쪽 목숨값.”
호수에 빠진 연서를 살려낸 남자, 서국그룹의 후계자 후보 서도헌.
“나의 조부는 당신과 내가 결혼하길 바랍니다. 그게 우연서 씨를 만나러 온 이유고.”
서늘한 눈동자로 질책하던 그는 연서에게 계약 결혼을 종용하기 시작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계약 결혼이죠. 정원사의 손녀 우연서 씨와.”
연서는 달콤하고도 위험한 제안을 거절하려 한다.
하지만, 제 할머니를 죽인 사람이 서국 일가에 있을지도 모른단 사실을 깨닫는다.
“그 계약, 어떻게 하는 건가요?""
“주기적으로 널 안을 거야. 모든 건 완벽하게 그들을 속이기 위함이고.”
계약 기간은 서도헌이 모든 지분을 넘겨받고 서국그룹의 총수가 될 때까지.
“이건 첫 연습.”
“…….”
“키스부터.”
기다란 손가락으로 연서의 턱을 잡아당긴 그는 입술에 더운 숨결을 불어넣었다.
‘혹시 이 남자가 할머니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면, 그와 몸을 섞어 버린 저는 어떻게 되는 걸까.’
지옥 같은 불구덩이에 빠졌다는 것을 자각했을 때, 더는 돌이킬 수조차 없을 것이다.
사실, 할머니의 억울함을 풀어 주기 위해서라면 못 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엎어진 물처럼 흘러내리는 마음을 막을 길은 없었다.
이 계약이 끝나면, 서로가 본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음에도.
오직 기업의 총수가 되기 위해 살아온 남자, 서도헌.
들꽃처럼 연약하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는 여자, 우연서.
서로가 첫사랑인 그들의 애틋한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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