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역자를 사랑하지 말 것 [선공개]

반역자를 사랑하지 말 것

“나를 죽이려고 한 건, 자네니까.”
반역에 실패하고 탑에 갇힌 세비아.
자신을 체포하는데 성공한 황제의 심복에게 세비아가 평온한 미소로 말했다.
하지만 황제를 위해 세비아를 죽여야 했던 남자는 도리어 세비아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처형 전날 밤, 마지막 입맞춤을 한 남자는 말했다.
자신을 죽이고 황제가 되라고.

“기뻐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태연자약한 세비아의 목소리에 카사르는 고개를 들고 절망스러운 눈으로 세비아를 올려다보았다.
“나를 죽이려고 한 건, 자네니까.”
선을 긋는 말에, 카사르는 지하 밑바닥으로 떨어지는 기분을 느꼈다.
억지로 괴로운 신음을 삼키는 카사르에게 세비아는 그저 평온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이제 뜻대로 되었으니 내일 황제와 함께 처형식을 지켜보면 되겠군.”
“그럴 수 있다면!”
늘 차가운 인상이던 남자가 괴로움에 일그러진 얼굴로 소리쳤다.
“당신을 죽여버리고 마음 편히 성취감에 취해 황제 좋은 일이나 하며 살 수 있다면, 그렇게 했을 겁니다!”
어느새 카사르의 큰 손에 팔을 잡힌 세비아에게 뜨거운 체온이 전해졌다.
“그럴 생각이었는데 그럴 수 없게 되었습니다!”
차가운 이성으로 똘똘 뭉친 것 같았던 카사르의 눈이 뜨거운 감정으로 요동치고 있었다.
그는 결국 세비아를 자신의 품에 끌어안고 속삭였다.
“···황제가 되십시오.”
세비아는 그 말에 숨을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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