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혁의 결혼을 망쳐 주십시오.”
어느 날 서현에게 찾아온 낯선 남자가 제안을 해 왔다.
한때 그녀가 가졌던 모든 것을 망쳐 버린 그 남자, 강재혁.
그를 망쳐 달라는 나쁜 제안.
그에게 복수할 수 있을까.
내가 감히, 그를 상처 입힐 수 있을까.
사진 속에 담긴 그의 얼굴은 저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여전히 근사했다.
그로 인해 제가 잃은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불현듯 가슴 한구석이 불이라도 지핀 것처럼 뜨끈해졌다.
자신을 잊고 태연히 살아가는 저 남자에게,
잊히지 않을 흉터 하나쯤 남기고 싶다는 그릇된 마음이었다.
“지금 뭐 하자는 거야?”
“유혹해 보라면서요.”
“하, 고작 이런 걸로 나를.”
그러나 그녀의 서툰 손길에도 재혁의 마음이 뛰었다.
이 녀석은 마치 차서현에게만 반응하도록 만들어진 것 같았다.
사실은 알고 있었다.
애당초 이길 수가 없는 내기라는 것을.
처음 서현을 봤을 때부터
자신은 이미 저 눈동자에 사로잡혀 있었으니까.
“그래. 네가 이겼어, 차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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