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탐내지 않는 태성만의 아름다운 트로피 아내.
조용하고 격에 맞게 옆자리를 채워 주는 인형 같은 아내.
서가은의 쓸모는 그 정도면 충분했고,
태성은 이 정략결혼에 꽤 만족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은은 불의의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어버리고
예전과 달리 자꾸만 태성에게 매달리며 도움을 요청하는데…….
“이전에 하던 일을 똑같이 하는 게 기억을 찾는 데 좋을 거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당신도 협조 좀 해 줘요.”
“협조?”
“네. 얼른 기억을 되찾아야 당신도 덜 번거롭지 않겠어요?”
“내가 할 수 있는 협조가 뭔지 생각은 해 보고 그런 소리를 하는 건가?”
가은을 바라보는 태성의 눈빛이 감정을 가득 담은 채 순간 일렁였다.
“내가 당장 생각나는 거라곤 침대 위에서 할 수 있는 협조뿐인데.”
그가 반대쪽으로 고개를 기울여 그대로 툭 떨어뜨렸다.
“할 순 있고?”
“……네?”
새빨갛게 달아오른 그녀의 얼굴은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았고,
전보다 살랑거리는 목소리는 듣기 간지러웠다.
저 목소리로 제 아래에서 울 땐 어떨까?
아내가 얼마나 바뀌었을지 궁금한 마음에 그의 손가락이 움찔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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