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사라(संसार)

삼사라(संसार) 완결

※ 이 소설은 고려, 조선을 배경으로 한 가상시대물로, 역사적 사실 등이 실제와 다릅니다. 시대 상황과 설정상 강압적 관계 등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 키워드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아무것도 아닌 사내에게 안기는 기분이 어떻습니까?”

반편이 대군의 절름발이 부인. 김이서.
열두 살에 대군과 혼인했고, 십 년간의 냉대 끝에 소박맞았다.
더는 떨어질 곳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녀를 버린 대군이 새로 처를 들인 밤, 새 각시가 아니라 그녀를 찾아오기 전까지.

“이, 이러시면 안 됩니다. 안 돼요. 이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이러는 겁니다. 이제는 당신이 아무것도 아니니까. 더는 당신이 내 부인이 아니고, 나도 당신의 서방이 아니니….”

왕의 적장자로 태어났으나 자처한 반편이 노릇으로 왕위에서 밀려난 대군. 이광.
애초에 그는 왕위 따위에 관심이 없었다.
지난 생들에서부터 지금까지 그가 갖고 싶은 것은 딱 하나뿐이었으므로.

“약속했잖습니까. 내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나를 사랑하겠다고.”

어둠 속에서 사내의 눈만이 도깨비불처럼 번득였다.

일러스트: 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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