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내가 업어 키웠는데.”
보들보들한 까만 머리카락, 뽀얀 얼굴에 통통한 뺨, 인형처럼 동그란 눈.
‘귀엽다.’
둘이 크면 결혼시키면 되겠다고 아빠들끼리 농담하긴 했지만.
아빠 친구 아들, 다섯 살 어린 성민은 채은이 바랐던 완벽한 동생의 모습이었다.
“누나, 나 넘어졌어. 아파. 허엉.”
“보건실 가자.”
“다리 아파. 누나.”
채은은 그 작은 몸을 업고, 성민의 가방을 손에 들었다.
등에 느껴지는 아이의 체온이 따끈따끈해서, 조금 더웠다.
성민을 챙기는 채은을 보고 친구가 물었다.
“채은아, 걔 사촌 동생이야?”
“아니. 그냥….”
아무리 생각해도 성민을 달리 표현할 말이 없었다.
“아는 동생.”
채은에게 성민은 그렇게 업어 키운, 아는 동생이었는데….
“누나, 우리 언제 결혼해?”
“누나, 해도 돼?”
“누나, 좋아?”
어쩌다 일이 이렇게까지 됐는지 모르겠지만.
“누나 그런 사람이었어? 이렇게 막 버리는?"
되돌아가기에 너무 늦은 건 확실했다.
※ 본 작품에는 외전이 포함되어 있으니 이용 시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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