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내 이름 아닌데. 직업도 틀렸고.”
“……네?”
“소개가 늦었네요. 명한 호텔 대표 한태준입니다.”
눈앞의 남자를 제 맞선 상대로 오해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수연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 분명 모든 시작은 우연이었다. 달가울 리 없는 그런 우연.
맞선 상대를 착각한 것도, 2년 전 공항에서의 첫 만남도 전부 다.
수연은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 상황을 이 지경으로 만든 태준을 이해할 수 없었다. 더 이상 그와 엮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수연 혼자만의 바람일 뿐이었다. 태준은 이대로 수연을 놓칠 생각이 없었다. 오랜만에 느껴 본 강한 흥미가 그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선보기 싫다면서요. 쉽게 빠져나가긴 힘들 것 같은데 잠깐 나 이용해요.”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우연도 계속 겹치면 운명이라는 말도 있지 않나?”
우연과 오해로 점철된 만남이 끝내 깊게 얽혀 버린 인연이 되리라고는.
어쩌면 아주 위태로울 만큼.
수연은 직감했다. 더 이상 제가 감당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라고. 그러나 모든 것을 되돌리기엔 때가 너무 늦어 버린 뒤였다.
“감당하지 마요. 그건 내가 합니다. 그러니까 이수연 씨는 그냥 내 옆에만 있어요. 그거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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