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감히 여자한테 이따위로 손을 대.”
작은 얼굴에 극악스러운 손찌검이 매섭게 꽂히던 그때, 그가 나타났다.
감히 우러러볼 수도 없었던 그녀의 짝사랑, 박준석.
“박준석이 원할 때 몸만 대주는 관계 아니야?’
자고 싶으면 자고, 밀어내면 밀리는 그의 장난감.
서윤은 그런 말을 들어도 좋았다.
준석은 모진 학대 속 자신을 구해 준 유일한 사람이었으니까.
“서윤아, 너 연인 같은 걸로 여기 있는 거 아니야.”
“알아요. 그냥 좋아서 그래요.”
칼날 같은 말을 참아 내면서도 그의 곁에 있었던 건,
마치 연인처럼 자신을 품어 주는 그가 좋아서였다.
***
서윤은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그래서 착각했다.
그가 잠시 그녀를 버려두어도, 그 애는 한결같이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준석이 그토록 원하던 임원 승진, 사람들의 축하와 쏟아지는 관심의 중심에 선 그날.
‘내가 지켜 줄게요.’
그녀가 한결같이 말하던 그 약속을 다했다고 생각한 걸까.
가장 빛나는 순간에 서윤이 사라졌다.
“사람 피하는 재주가 있었네.”
“왜 왔어요.”
“보고 싶어서.”
그녀가 사라진 후에야, 준석의 감정이 드디어 선명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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